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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이모저모/사회 ISSUE

고유정 1심 '무기징역' 의붓아들 살해는 무죄

by 친절한이슈님 2020. 2. 20.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7)이 1심에서 무기징역형에 처해졌습니다. 재판부는 전남편 사건에 대해서 공소사실 모두 유죄로 인정했지만, 의붓아들 사건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에게 이같이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고씨는 전 남편 사건의 경우 전례 없는 참혹한 방법으로 사체를 훼손하고 숨기는 등 범행이 계획적으로 판단된다"며 "피해자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과 죄책감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 등을 감안해서 이같이 선고 형량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앞서 제주지검은 지난달 20일 오후 열린 고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극단적인 인명 경시 살인”이라며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이 지난해 7월 1일 구속 상태로 고유정을 재판에 넘긴 지 204일 만이었습니다.
 
당시 검찰은 의붓아들 살해에 대해서도 유죄임을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고유정)은 아들 앞에서 아빠를, 아빠 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두 차례나 저지름으로써 아들에게서 아빠를, 아빠에게서 아들을 영원히 빼앗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극단적 인명 경시 태도에서 기인한 계획범죄이고, 반성과 사죄도 없어 국민적 경종을 울리는 의미에서 사형 선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였습니다.

 

 

 

 

재판부는 고씨의 전남편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제출한 대부분의 증거를 모두 인정했지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전남편 사건'의 경우 고유정이 "계획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보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고, 사전에 청소도구, 흉기 등을 구매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또 고유정이 부인했던 '뼈 강도' '졸피뎀' '혈흔 지우는 법' 등을 검색한 사실도 범행 직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되었습니다.

 

 

반면 의붓아들 사건의 경우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력을 지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사건이어서 재판부는 간접증거의 증명력을 엄격하게 따졌습니다. 먼저 의붓아들 사건 주요 증거인 '현 남편 모발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감정 결과'에 대해서 "감정 결과만으로 고유정이 사건 전날 현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였다고 특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약‧독물 검사 시 언제 수면제를 먹었는지 특정할 수 있도록 머리카락 1㎝ 단위로 분절 검사를 하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감정 결과만으로 범행 직전에 현 남편이 수면제를 먹었는지, 범행 이후에 먹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였습니다. 이어 "피해자의 사망 원인이 비구폐쇄성 질식사로 추정됐으나, 피해자가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왜소하고 통상적 치료 범위 내에 처방받은 감기약의 부작용이 수면 유도 효과임을 고려해 봤을 때 아버지의 다리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가 고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숨죽이고 재판을 지켜보던 일부 방청객들 사이에 탄식이 터져나왔습니다.
또 고씨의 현남편인 피해자의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한참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고씨는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에서 9시50분 사이에 제주시 조천읍의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사망당시 36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바다와 쓰레기 처리시설 등에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또 고씨는 같은해 3월2일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았습니다.